독자님 안녕하세요!😀 메일링크 대표 덩이입니다. 여름의 한복판에서 인사드려요. <위클리 메일링크>를 기다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 이렇게 찾아뵐게요. 7월의 마지막 주도 건강히 보내고 계신지요? 햇살이 아스팔트를 때리는 도시를 걷다 보면,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서 가만히 음악을 듣고 싶어져요. 이번 주는 제가 작가 덩이로서 쓴 에세이를 들고 왔어요. 키워드는 자연, 혼자, 그리고 음악입니다. 오늘 같은 날에 어울리는 글이 되길 바라요. 🌿 시디플레이어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아직 교복을 입던 고등학교 3학년 때, 시험이 끝나고 돌아온 집에서 이 긴 영화를 봤다. 그때를 처음으로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이 영화를 다시 봤다. 몇 번을 봐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변하지 않는다. 교복을 입은 주인공이 시디플레이어를 손에 들고 홀로 풀밭에 서 있는 장면이다. 시디플레이어에서는 릴리슈슈의 노래가 재생되고 있다. 주인공은 철저하게 혼자다. 풀밭은 넓고, 하늘은 높다. 릴리슈슈의 음악은 에테르가 되어 스크린을 뚫고 공기를 채운다. 더 이상 교복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지금도 그 장면 속 주인공과 나를 겹쳐 생각할 때가 있다. 홀로 있음, 어색하게 푸른 자연, 그리고 음악. 이 세 가지가 나를 강렬하게 잡아당긴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 그리워지면서 현실을 살짝 잊게 되기도 한다. 가벼운 노스탤지어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괜히 더 낭만화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이 낭만을 완성해 줄 단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주인공이 손에 꼭 쥐고 있던 시디플레이어다. 그래서 어느 여름날, 단짝에게 시디플레이어를 선물 받았을 때, 나는 내 낭만을 완성할 단 하나의 퍼즐을 선물 받은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무언가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그들만의 낭만을 가지고 수집을 시작했으리라. 레코드판과 시디를 수집하는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레코드판을 사면, 음악이란 걸 만질 수 있게 되잖아. 바늘이 판을 긁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소중히 다루는 과정에서 애정도 더 커지거든.” 모든 걸 디지털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굳이 물성이 있는 무언가를 고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마 손으로 만질 수 있다는 소유의 감각이 안심을 주는 것이리라. 손때가 묻으면 더 애착이 간다고들 하는데, 디지털 파일에는 손때를 묻힐 수가 없다. 방 한 편에 전시를 해 둘 수도 없으며 부피를 차지하게 할 수도 없다. 반면, 사물에는 먼지가 쌓인다. 잠깐 한 눈 판 사이, 머리 위에 귀여운 먼지가 쌓인 걸 발견하고 수건으로 닦아주면 그게 정이 드는 과정이다. 오랫동안 매만지면 길이 든다. 그리고 그 흔적이 ‘나의 것’이라는 징표가 되어 준다. 시디플레이어를 선물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름 붙이기이다. 무엇이든 이름을 붙이면 특별해진다. 이름을 가진 모든 것은 특별함이라는 특권을 부여받은 자들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다정히 불린다는 뜻이니까. 평생 호명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면 애처롭다. 시디플레이어를 특별하게 다루고, 또 자주 부르고, 매일같이 들고 다니고 싶어서 이름을 줬다. 6월의 끝자락이었으므로. 준 (June)이다. 준을 들고 레코드숍에 갔다. 가서 ‘릴리슈슈의 모든 것 ost’를 사려고 했다. 우리가 간 가게에는 없었고, 사장님께 여쭤보니 아마 오프라인으로는 살 수 없는 듯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모양이었다. 낙담하고 있는 사이 단짝이 ‘릴리슈슈의 모든 것 ost 앨범’을 음원을 플랙으로 다운로드했다. 이제 공시디를 사서 직접 구우면 된다. 잘 알지도 못하는 2005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 ‘공시디’가 맞는 표기인지 헷갈려 사전에 검색해 보니 ‘좋아하는 음악을 피시에서 공시디에 레코딩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다.’라는 예문이 2005년에 등재되었다. 혹시나 해서 릴리슈슈의 모든 것을 검색하니 개봉이 2005년이다. 아, 2005년이여! 단짝은 자신의 디스크를 잔뜩 가져와 빌려줬다. 아주 어릴 때부터 디스크를 모았다는 그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가 생각났다. 해변의 카프카 속 주인공은 15살에 가출한다. 가출을 위해 2년 전부터 체력 단련을 했으며 자신을 누구보다 터프하다고 여긴다. 그런 그가 가출 배낭을 꾸리면서 열 장 가량의 디스크를 챙긴다. 옷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따뜻한 곳으로 가는 그가, 음악은 꼭 필요하다며 디스크를 챙기다니. 철저히 홀로인 생활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음악이라는 사실을.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릴리슈슈의 모든 것에서도, 그리고 단짝의 어린 시절에서도 알 수 있다. 자취를 시작하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나도 그걸 느낀다. 자꾸 음악을 찾는다. 이제 나는 음악을 찾을 때, 손으로 더듬어 찾을 수 있다. 음악을 보관하고 정렬하고 만지고 먼지를 털고 가방에 넣고 손에 쥘 수 있다. 그건 다른 무엇보다도 안심감을 준다. 시디플레이어에 시디를 넣고 재생을 누르면, 시디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나직한 진동이 느껴진다. 그 나직함이 기분 좋다.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준에게 이름을 붙이기를 잘 하였다. 지나간 2005년에, 그리움과 낭만을 섞어 재생한다. 에테르! 이게 바로 에테르가 아닐까? ![]() 🍏에세이스트, 덩이 "바쁜 나날이 계속될수록 차분히 내 글을 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가 어디를 향해 헤엄치고 있는지 간신히 알 수 있거든요. 글쓰기란,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 때 짧게 들이마시는 호흡이 아닐까요?" 7월 마지막 주, 메일링크 소식🐦 당신이 찾던 그 작가_01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주인공은 작가 덩이입니다. 네, 바로 접니다. 😁 자문자답 인터뷰로 스타트를 끊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에세이스트, 덩이 🙋작가님을 알려주세요!
처음 ‘글’ 좋아했던 기억을 소급해 가면 초등학교 도서관에 도착해요. 작았던 시절엔 친한 친구나 무리랄 게 없었던 지라 혼자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외롭지는 않았어요. 넓은 나무 책상을 홀로 차지하며 책을 읽는 방과
후 시간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햇살이 분홍 커튼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오후 한때, 글을 통해 어디로든 여행할 수 있어 두근거렸습니다.
많이 읽는 사람은
언젠가 쓰게 된다고,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작았을 적부터
적부터 읽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커서 쓰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걸까요? 저에게는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자신을 ‘쓰는 사람’이라고 칭해버리는 순간 내가 존경하는 수많은 ‘글’이 나를 압박해오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그 압박을 견디고 또 견디며 계속 쓰는 것이야말로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덩이 작가가 궁금하다면? 👉인스타 게시물 보러가기 메링이의 글쓰기 꿀팁_01 글쓰기, 시작이 어려워요!😭 글쓰기의 모든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건, 바로 시작 단계이죠! 빈 페이지에 깜빡이는 커서를 보면 어딘가 마음이 답답해져 옵니다.세계적인 작가들도 같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를 견디고 계속 나아가는
능력이야말로 성공한 작가들의 공통점이죠. 작가가 되고 싶은 우리는, 어떻게 시작을 마주해야 할까요? 뒤 내용이 궁금하다면? 👉게시물 확인하고 빈 페이지 공포증 극복하기 ![]() 메일링크 815730@naver.com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18, 마포창업복지관 607-002 010-2750-2106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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